세 번째 서른을 지나오면서도
나는 여전히 나를 다정히 안아주는 법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에 말을 걸고, 꽃에 마음을 맡기며
잊은 줄 알았던 한 줄의 기억을 꺼내 놓았습니다.
몇 번이나 봄을 놓쳤습니다.
엄마의 굽은 손을 보며 삼킨 눈물,
끝에서 홀로 울던 계절,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날들.
그 모든 시간을 지나
나는 지금, 조용히 피어나는 사랑 초처럼
다시 살아내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서른 살'은 멈춤이 아닌, 다시 피어나는 시간입니다.
지쳐도, 흔들려도, 다시 웃고, 다시 걸으며,
다시 꿈꾸는 이 시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책장을 덮기 전,
외면했던 나에게,
묵묵히 곁을 지켜준 이들에게,
그리고 아직 이름도 모를 당신에게—
이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결국,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운명을 믿으며.
2025년 봄,
해무(海霧)’라는 이름은
짙은 그리움처럼 마음속을 흐르던 감정들에
길을 내어주고 싶어 지은 이름입니다.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상처,
말하지 못한 마음을 조용히 품은 시를 씁니다.
방송통신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며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들을
이제는 나를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단어로 꺼내어 놓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피어날 아침을 기다리는 마음들을 위해
‘해무’는 안개처럼, 문장처럼
천천히 스며듭니다.